※ 대표 이미지는 내용과 상관없다
두 사람 간 구원이 있는 관계이다
이성, 동성 상관없이 연인/친구 사이에 구원이 존재하는 관계를 진짜 오지게 사랑함
창작물에는 가끔 폭력, 자기파괴, 열등감 등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캐릭터에게 구원의 손길을 건네는, 또 다른 아픔을 가진 캐릭터가 나타난다. 둘은 으쌰으쌰 노력하여 서로를 혹은 한 쪽을 구원한다. 로맨스가 있는 작품에서 구원 서사는, 두 사람이 왜 서로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지 설명해주며 왜 다른 캐릭터가 아니라 그 두 사람이 사랑하게 되었는지 당위성을 부여한다
하지만 내가 꽂힐 정도로 좋아하는 관계는 한 쪽은 상대 덕분에 구원받지만 다른 한 쪽은 구원이 필요없는 캐릭터간의 관계이다
구원은 자기 의지를 통해 이루어지는 게 크다. 사람은 자기 의지로 살아가므로. 다만, A가 B를 통해 구원 받는 것에 비해 B는 자기가 처한 환경을 지옥으로 인식하지 않거나 스스로를 구원한다
구원이라고 하니까 거창해보이는데 수렁에 빠진 A를 건져 올리는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 혹은 B 덕분에 A가 살아가는데 큰 의미를 깨닫게 하는 게 속한다
<후르츠 바스켓> 토오루, <하이큐> 이와이즈미, <꽃보다 남자> 츠쿠시, <미궁 시리즈> 야마다, <비밀> 아오키, <셜록> 존(BBC 드라마), <해리포터> 해리, <아가씨> 숙희, <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 도메키, <부디 내게 닿지 않기를> 토가와 같은 캐릭터들. 이들끼리는 결이 좀 달라도 내게는 B에 해당한다
B는 대개 이러한 특징이 있다(전부 다는 아님)
1. 오지랖 넓다
1) 민폐, 천사병 등 온갖 소리를 듣는다
2. 정신 상태가 건강하다
1) 삶에 희망이 있어서 자기 파괴/자학/자살에 이르지 않는다. 다시 말해, '인생 망했다->자살'이라는 말조차 우스갯소리로도 하지 않는다. 어떤 고난을 겪어도, 최악의 상황이 닥쳐도 이겨낼 힘이 있다고 믿는 편이다
3. 인간애가 강하다
사람을 구하겠다는 마음이 커서 이타심과 정의감이 넘치는데 이 마음은 대체로 타고난 듯하다. 실제 인간의 성격에는 성장 과정이 큰 영향을 미치는 듯한데 창작물에서는 극노답 환경 아래에서도 멀쩡하게 자라는 캐릭터들이 존재한다
1) B에게는 아주 당연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을 했을 뿐인데 상대에게는 큰 영향을 미친다. 타인에게 과시하거나 권력을 휘두르려고 손을 내미는 게 아니다
4. 우직하다
마음이 쉽사리 흔들리지 않고 극단의 감정으로 흐르지 않아서 '그 사람은 그럴 거야'라는 신뢰를 준다
A, B가 등장하는 작품에서 B가 주인공일 경우 작품에서 다른 캐릭터(대부분 A)보다 인기가 많지 않을 때가 있다. 주인공이 아니라면 A가 주인공이고 인기도 더 많다
자기 파괴에 이르거나 아픔, 어두운 감정을 가진 A의 캐릭터성이 더 눈에 띄며 음양을 지닌 A가 더 인간적으로 느껴지니 A의 인기가 대부분 B보다 더 많은 편이다. B는 대부분 A 옆에서 눈에 잘 안 띄지만 어느샌가 A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위에 예시들었던 캐릭터들만 봐도 대체로 A 캐릭터들(<하이큐> 오이카와, <미궁 시리즈> 쿄우, <비밀> 마키, <아가씨> 히데코 등)에게 좋은 점이 몰빵된 경우가 많다ㅎㅎㅎ A가 인기끌만한 요인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편이다
A-B가 연인일 때, B가 추락할 경우 A가 같이 추락할 것 같다면 B는 A가 추락한다면 무조건 건져낼 것이다
이 캐릭터들에게 어울리는 대사를 꼽자면 아래와 같다
"미안한데, 나는 거기 안 내려가. 니가 사는 그 구렁텅이. 누군가를 질투하고 미워하면서 지옥에 빠져 사는 짓 난 안해. 나한테 내려와라, 내려와라, 손짓하지 마."
- <별에서 온 그대>
내가 B 성향의 캐릭터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 하나이다. 나는 이제 그렇게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혐오 때문에 나 자신을 많이 괴롭혔는데 그렇게 밑도 끝도 없이 나를 깎아내리다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 상황을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이 죽음밖에 없어 보였다. 그런데 그러고 싶지 않았다. 어떤 고통이 있어도 살아있는/살아남는 캐릭터에게서 종종 위안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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