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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바다 온 스테이지 : 임계점> 후기

MN(엠엔) 2023. 3. 8. 02:39

<밤바다 온 스테이지 : 임계점>
구름아래소극장
2023.03.05 18:00
권창욱, 김다올, 이승행 출연

 

<밤바다 온 스테이지 : 임계점> 아카이브

 

 

<밤바다 온 스테이지 : 임계점>(23.02.04 기준)

공연 정보 원작 EDIPA 날짜 2023.03.05(일) 시간 1부 14:00, 2부 18:00 장소 구름아래소극장 가격 45,000원 구성 작품 낭독회 55분, 프리토크 60분, 포토타임 5분 러닝타임 2시간 이내 인원 180명 출연(배역 :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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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추가

 

믿겨져...? 내가 A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기가 골목골목을 지나야 나오는 곳이라 구글 지도 켜놓고 찾아갔는데(궤도 온스테 때 출발 지점과 같은 곳에서 출발했는데 또 헤맴) 다행히 오래 헤매지는 않았고 공연 시작 20~30분 전쯤 도착했다.

운 좋게 A열 뽑았지만 카메라를 안 가지고 온데다 너무 가까워서(과거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인가 3관 B열 앉았다가 공연 내내 욕한 적 있음. 너무 가까운 탓에 무대 전체가 안 보여서 목이랑 어깨 빠개지는 줄.) 힘들 것 같았는데 언제 A열 또 뽑겠냐 싶어서 얌전히 받아들였다.

 

근처 카페에 갔는데 마침 딸기철이라 딸기 라떼가 있길래 주문했다. 요즘 음료 가격이 비싸다지만 너무 비싸군. 하지만 사먹었으니 할 말은 없다.

공연장에 10분 전쯤 도착한 것 같은데 화장실 줄이 길었다. 남자 화장실 이용자가 없다며 남자 화장실을 이용하도록 안내해주셨는데 남자 화장실은 한 칸^^! 그래도 늦지 않게 착석했다.

 

너~~~~~무 가까워서 고개를 거의 안 들고(고개 계속 들고 있으면 목 아프니까) 앞만 바라봤는데 대체로 성우님들 무릎쯤에 시선이 닿았다. 성우님들 위해 마련된 물병에 뽀로로 스티커 같은 게 붙어있던데 귀엽더라ㅎㅎㅎ

 

 

 

낭독된 부분만으로 기승전결이 이루어진 느낌.

소리 지르고 울며 연기하다가 내레이션 부분이 되면 침착하게 진행하신다. 목 아플까봐 고개를 잘 안 들었는데 종종 감정이 격한 장면 낭독하실 땐 고개 들어 두 분을 쳐다보았다. 어떤 표정인지 궁금해서. 차우경이 울고 소리 지르는 장면이 많은데 내 자리에선 성우님이 손에 드신 태블릿 pc 때문에 얼굴이 잘 안 보였다. 울다가도 차분히 내레이션 하시는 걸 보면 장면마다 휙휙 바뀌는 연기를 눈 앞에서 보는 게 참으로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다. 공연을 자주 보지만 격한 연기-내레이션-격한 연기를 반복하는 장면은 그리 많지 않으니까.

권창욱 성우님은 손을 움직여 동작을 표현(무언가를 잡는 행위 등)하시는 편, 김다올 성우님은 간혹 권창욱 성우님을 흘긋흘긋 보며 연기를 진행하신다. 아마 가수들 화음 맞추는 것처럼 템포 맞추는 게 아닐까 싶었다.

김다올 성우님이 너댓 군데였나 말이 꼬이는 지점이 있었지만 대사량이 워낙 많은데다 공연하는 배우들처럼 대사를 모두 외우고 몇 주간 연습하시는 게 아니니 신경 쓰이지 않았다. 난 배우가 대사나 가사를 틀려도 감정을 비롯한 다른 것들이 좋으면 신경 안 쓰는 사람이라.

 

토크 끝나고나서 든 생각은 하나였다. '성우님들이 대단히 덕후'라는 사실. 성우님들이 이 작품을 굉장히 좋아하신다. 정말 아끼고 좋아하신다.

 

 

 

이 작품의 원작 소설도 드씨도 모르지만(설정, 정보글 올린 정도만 앎) 가급적 오디오 드라마 관련 공연은 가려고 하는 편인데(작품을 몰라도 축제 분위기여서 즐기다 오기 좋음) 나 같은 사람도 낭독이나 토크 즐기기 좋았다. 몇 트랙에 어떤 장면이 나오는지도 줄줄 아시는 점이나 캐릭터를 향한 말을 하실 때 보면 성우님들이 정말 캐릭터와 작품을 많이 아끼신다는 게 보였다.

이승행 성우님 목소리 왜 이렇게 좋으시냐. 역시 성우계의 한석규! 이승행 성우님은 얼굴 자체가 웃는 상이신 듯했다. 계속 눈이 웃고 계셨다. 포스트잇에 따로 적지 않았는데, 밑도 끝도 없이 '이승흥행행행'이었나? 뜬금없어서 웃겼다ㅋㅋㅋㅋㅋㅋ 뻔한 말만 적을 것 같아서 안 적었는데 성우님들께 응원 잔뜩 보내드리고 싶었습니다!

 

임계점위키이면서 윤희원을 연민하신다는 권창욱 님이나 본인의 연기가 아쉬워 밤중에 권창욱 님께 연락하여 재녹음을 부탁하셨다는 김다올 님이나 한 시간 가량 되는 토크에서 두 분의 애정이 가득 보였다. 2부에는 안 나왔지만 1부에서는 특정 트랙 녹음을 여러 번+다른 이유 때문에 임계점 3편 발매가 늦어졌다고 하셨다더라. 임계점 1편이 2022년 3월 중후반 발송되었고 3편이 2023년 2월 중후반 발송되었으니, 아무리 러닝타임이 길어도 3부작 작품 발송이 1년 정도 걸렸으니 대단히 오래 걸린 거다. 과거 천추세인이 4부작이었는데 약 1년 걸렸으니. 오랜 제작기간으로 인한 비판은 제작사가 감수해야 하는 거지만 이런 뒷이야기를 알면 기분이 묘해진다. 연기자들이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었다는데 뭐라고 할 수가 없는 거다.

 

해밍 인형을 왜 갖고 나오셨는지 모르겠는데(나중에 자리 추첨해서 나눠주는 줄 알았다.) 인형을 꽉 쥐고 계시느라 계속 짜부되더라. 중간에 성우님한테 대신(?) 맞기도 했음ㅋㅋㅋㅋㅋ 테이블이 넓은 것도 아니고 의자가 넓은 것도 아니라 인형을 내내 손에 쥐고 계셨는데 인형이 작은 것도 아니라서 다소 불편해보였다. 포스트잇 뜯을 때도 인형과 마이크를 손에 쥐고 계시니 손을 자유로이 이용하기 불편해보이셨고. 차라리 넓은 테이블을 마련해서 인형을 잠시 내려놓은 자리를 마련했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 인형 홍보를 위해서였다면 넓은 테이블에 인형 올려두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어차피 현재 인형 판매 중인 것도 아니라 굳이 홍보가 필요했을까 싶지만.

 

 

 

공연 전후로 남자 분들이 여럿 보였는데 어쩐지 그분들이 성우님들인 것 같단 말이지. 아니나다를까 인터넷 찾아보니 성우님들이란다. 공연 종료 후 출구 쪽에 남자 분이 사람들 나오길 기다렸다가 공연장으로 들어가시던데 마스크 착용하고 계셔서 못 알아봤지만 역시 성우셨다.

 

작가님께서 준비하신 사탕도 맛있었다. 되게 들뜬 시간이었다. 누군가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보는 것은 역시 나조차 설레게 하고, 애정 가득한 공간에 방문할 수 있어 기뻤다.

 

올해 밤바다 온스테이지가 여러 차례 열리지 않을까 싶은데 그게 어떤 작품이든 또 갈 예정이니 부디 꾸준히 열리기를. 작품 또는 성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애정을 보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는 건 굉장히 애틋한(?) 시간이라서. 또 봐요, 밤바다 온스테이지.